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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11 11:36
[기타] [중소기업신문]SK브로드밴드·LGU+ 비정규직 서비스 직원들의 '울분'
 글쓴이 : 민생연대
조회 : 4,277  
SK브로드밴드·LGU+ 비정규직 서비스 직원들의 '울분'
살인적인 노동강도에도 월급은 '쥐꼬리', 노조 가입 시 '자른다' 협박도
하청업체 인센티브 가로채기도, '재벌 잔혹경영' 뿌리뽑아야
2014년 04월 10일 (목) 16:46:23 이어진 기자 bluebloodmh@gmail.com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유선 고객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살인적인 노동강도, 근로기준법 미준수, 노동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관련 투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주당 70시간 이상의 연장근로를 하면서도 수당을 받지 못했으며, 사대보험도 자비로 부담해야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쳐도 산업재해 처리는 커녕, 월급을 못받을 지 모른다는 우려로 다친 몸을 이끌고 현장에 다시 투입되는 등 노동착취를 당했다며 규탄했다.

◆전태일 절규 40여년, 유선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안녕하지 못합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0일 오전 10시 서대문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비정규직 노조 결성을 알리며 투쟁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40여년전 온 몸을 불사르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쳤던 젊은이(전태일)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며 “하루 10시간 이상 일을 하는데 연장근로 수당을 받지 못한다. 토요일까지 일을 하는데 연장근로 수당이 없다. 일요일, 명정, 공휴일도 쉬지도 못하는데 휴일근로수당이 없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어 “건당 수수료를 받는 도급계약 노동잗들은 매일 아침 센터에 출근, 어붐지시를 받고 할당받은 업무를 수행하지만 4대 보험도 안되고 퇴직금도 없다. 실제 임금수준은 2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닌 형식으로 운영하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객센터 직원 대부분은 ‘하도급’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이경재 지부장은 “원청업체의 쥐어짜기식 행태는 하부구조 종사자들을 생존의 극한으로 내몰고 있다. 영업을 강요하고 장시간의 노동을 강요하는 등 극한으로 내몰려 노조를 만들게 됐다”며 “현재 원청업체인 SK브로드밴드는 하도급 구조에 대해 ‘나몰라라’식 대응을 하고 있다. 센터 문제일 뿐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계약서를 들이밀며 ‘안 되면 되게 하라’식의 압박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한번도 들어준 적 없으며 센터장들이 말 해봐도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조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각 행복서비스센터를 아웃소싱, 1년 단위의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하도급 업체는 사무직, A/S 기사 등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나머지 설치기사 등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재 하도급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SK브로드밴드는 전국 91개의 행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종합센터 성격을 지닌 20여개 센터를 제외하곤 대부분 아웃소싱 형태로 간접 고용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을 맡고 있다.

원청업체인 SK브로드밴드는 하도급 업체들을 영업실적에 따라 1~5등급으로 분류하고 영업을 강요하고 있으며 최하 등급인 5등급 판정을 연이어 받을 경우 재계약이 어렵게 된다.

SK브로드밴드 뿐 아니라 LG유플러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전국 70여개의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원청과 직접 계약을 맺는 1차 협력사 형태의 서비스 센터와 중간업체와 계약을 맺고 산하에 2~3개 지역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다단계 하도급 형태를 띠고 있다.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에 따르면 고객센터별 평균 인력운영 실태를 고려하면 비저유직 노동자들은 약 3000여명에 달한다.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경상현 지부장은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나 다를 바 없다. 센터를 운영하는 회사는 힘이 없다. 센터 운영업체가 원청에 노동 실태와 관련해 말해봐야 전혀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살인적인 노동환경, 쥐꼬리만한 월급 ‘설움’

이에 속한 비정규직 직원들은 실적을 맞추기 위해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받는다. 영업 실적, 설치 실적 등을 맞추기 위해 오전 8시 경 출근하고 퇴근 시간은 대중이 없다. 주5일 근무는 꿈도 못 꿀 일이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린다 하더라도 통장에 찍히는 돈은 언제나 적다. 유류비 지원, 통신비 지원은 꿈도 못 꾼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조에 따르면 한달 평균 자부담하는 업무 실비 규모는 35~40만원 수준. 여기에 더해 모뎀 등 장비 분실 비용을 차감당하기 일수다. SK브로드밴드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소 매달 월급의 72만원 가량을 부당하게 삭감당한다고 주장한다.

개통기사들 대부분은 개통 건수로 수수료를 받는다. 개통건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받는 월급이 늘어난다. 그런데 수년 간 이 수수료는 동결도 아니고 오히려 삭감됐다. 건당 5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지급받던 게 최근에는 3만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등급 평가가 좋아도 월급은 그대로인 경우도 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분기별 평가를 통해 지급되는 인센티브를 중간 업체가 가로채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에 따르면 원청 행복기사들의 등급에 따라 분기별로 1등급 100만원, 4등급 70만원까지 인원별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지만, 센터는 센터 운영비 명목으로 지급액의 30%를 일방 차감하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업체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또 행복센터 유지관리비용 명목으로 명찰, 명함 비용도 기사들의 월급에서 차감하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고객 대응도 어려운 현실, “휴대폰 쥐고 잠 청한다”

힘들게 일해도 돌아오는 돈도 적을뿐더러 고객들의 대응도 이들을 어렵게 한다. 이들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직원이 아니다. 하지만 고객들은 설치기사들을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직원으로 알고 있다. 원청업체 복장, 명찰, 명함도 원청이 정한 기준과 표준을 따른다. SK브로드밴드는 기사들에게 가이드 수첩까지 배포했다. 고객에게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직원이 아니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 패널티를 받는다. 원청의 평가 전화에 고객이 조금이라도 ‘불편했다’, ‘고만 고만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면 또 패널티다. 평가 기준 10점 만점에 9점도 패널티다.

밤 늦게 퇴근한다 하더라도 이들은 전화기를 붙잡고 잠을 청해야한다. 고객들의 전화에 응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낮이건 밤이건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건다. 가입자들이 불편해하는 가장 큰 부분은 콜센터 전화 연결이 어렵다는 점이다. 연결이 어려운 고객들은 설치기사, A/S기사들의 명함을 받고 문제가 생겼을 시 직접 전화를 건다. SK브로드밴드는 콜센터 통화량을 줄여야한다며 이를 장려하는 모양새다. 기사들은 고객들의 전화를 무조건 받아야만 한다. 안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 또 패널티다. 부당한 노동착취를 알리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조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고객들 전화에 대응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이경재 지부장은 “고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부분은 콜센터와 통화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20~30분을 대기하니 기사 방문 시 명함을 달라고 한다. 그런데 명함을 주면 밤이고 낮이고 전화에 시달린다. 고객 입장에서는 콜센터 통화하려고 해도 할 수 없으니 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청업체는 콜센터 통화량을 줄여야 한다고 한다. 고객들이 불편이 없으면 일이 줄어들 것이 아니냐는 말도 한다. 그러면서 이를 평가항목에 집어넣었다”며 “콜센터 통화량을 줄이려면 방법이 없다. 센터에서도 등급 하락을 우려해 명함을 뿌리라 한다”고 말했다. 

◆노조 설립 추진하자 협박도 일삼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울분을 참지 못하고 노동조합을 설립하려 하자 원청업체가 이를 막으려 폭언, 협박을 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에 따르면 경상현 지부장이 속한 LG유플러스 중랑서비스 센터는 지부장에 불이익을 줬다. 경 지부장이 맡고 있던 팀장 업무를 일방적으로 빼고 4월 들어 단가가 낮은 변경업무만 맡겼다. 이달 초에는 업무를 배정하는 스케쥴러에게 경상현 지부장의 업무를 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원청업체인 SK브로드밴드 운용팀이 센터를 압박하는 경우도, 하도급 업체인 센터 운영사가 노동자들을 협박하는 경우도 있었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에 따르면 A행복센터는 SK브로드밴드 운용팀이 지회간부에 연락, “대체인력을 투입할테니 가입한 기사들 다 잘라버려라”라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B행복센터는 원천 매니저가 센터에 “기사들이 노조에 동참하면 다 잘라라”라는 발언을 했으며 센터에서도 “노조에 가입하면 퇴사”라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희망연대노조 김진억 나눔연대사업국장은 “노조 가입시 퇴사시킬 것이라는 협박이 여러 센터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노조 가입 기사 잘라라’라고 원청 매니저가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원청 업체가 노조 활동에 개입,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주봉희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관계법에 준해 이문제에 대해 정부에 알리고, 투쟁을 전개하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측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부당하게 노조를 와해시키려 할 경우 연대 투쟁할 뜻을 피력했다.

◆“재벌 ‘잔혹경영’ 뿌리뽑아야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이선근 공동대표는 이들의 노동실태를 재벌들의 ‘잔혹경영’이라 지적했다.

이선근 동동대표는 “2012년부터 갑을관계에서 파생된 을의 전쟁이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그 속에서 생각나는 것은 자본들이 잔인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잔혹한 경영을 노동자들과 함께 힙을 합쳐 멈춰야 한다. 일터에서 민주주의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을 멈추지 않으면 이분들의 미래와 행복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통신·케이블방송 노동인권 보장 공대위 이남신 집행위원장은 통신분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지적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남신 집행위원장은 “가입자수만 2500만에 달하는 방송, 통신분야 주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노동시장에서부터 자각되고 실제 정상화의 기로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삼성의 전철을 밟지 말고 비인간적인 처우를 개선하는 한편 합법적 노조활동을 보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희망연대노조와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는 16일 관련 노동실태를 고발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한편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이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함께 관련 법적 대응도 검토할 예정이다.